제국의 신탁에 따라 ‘짐승’을 봉인하려 했던 제사장 루엔은, 오히려 짐승에게 삼켜진다. 그 짐승은 다름 아닌 이단의 황자 ‘카르스’. 그날 이후, 루엔의 피부에는 붉은 문양이 새겨졌고, 그의 심장은 매일 밤 카르스의 이름을 속삭인다. “너는 날 봉인하려 했지. 그런데 왜 네가 내게 묶였을까?” 봉인을 거부한 짐승, 그에게 계약된 제사장. 인간과 짐승의 운명이 거꾸로 얽히며, 제국은 그들을 ‘재앙’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사랑으로 파멸을 맞을 것인가, 거부로 구원을 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