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무너진 폐허 속, 고아원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두 사람. 형처럼 자신을 돌봐주던 ‘하람’에게 17살이 되던 날, 시훈은 고백한다. “형, 내가 좋아해요. 많이요.” 하지만 그날, 모든 게 무너졌다. 하람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가 남자와 바람나 사라졌다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고, 동성애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감으로 시훈을 혐오하게 된다. 그리고 10년— 한때 유망한 기업가였던 하람은 사기와 파산으로 거지 신세가 되고, 굶주린 끝에 도시의 사창가에 발을 들인다. 그곳엔— 이제는 ‘몸값 비싼 게이바 사장’이 된 시훈이 있다. “여기서 일하려고요? 설마 몸 팔러 온 건 아니죠?” “…….” “그럼 다행이네. 전 그런 거 쉽게 안 받아줘요.” 이제, 두 사람의 관계는 뒤바뀌었다. 버려졌던 소년은 권력자가 되었고, 버렸던 남자는 그의 아래로 들어간다. 욕망과 복수, 미련과 후회가 뒤엉킨 관계 속에서— 다시 시작된 두 남자의 이야기가 불타오른다.